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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노다메 칸타빌레

[음악탐구]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작품 번호 13 '비창'/Beethoven -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by 내마음의별 2017. 12. 13.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다단조, 작품 번호 13 '비창'
Beethoven -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노다메 칸타빌레 1화에서 치아키는 노을이 지는 학교를 걷던 도중에 우연히 노다메가 연주 하는 이 곡의 2악장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엉터리라고 생각했지만 금세 노다메의 연주에 빠져들고 소리를 좇아 달려가 피아노 연습실 문 밖에서 감탄하며 지켜본다. 그가 그녀를 처음 본 순간이었다.

 

 

 '비창 소나타'로 알려진 이 곡은 '월광 소나타'와 더불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갖고있는 곡이다. 1799년에 프랑스어로 '비창 소나타(Grande Sonate Pathetique)'라는 표제(이름)가 붙어 출판되었으며, 이 시기의 다른 소나타들은 2~3곡이 묶여 같은 작품 번호로 발표된 반면 이 곡은 단독으로 작품 번호가 붙었다. 베토벤이 자신의 작품에 직접 표제를 붙이는 일이 매우 드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나타는 그가 직접 표제를 붙인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 그게 아니라 이 작품의 비극성에 감명받은 출판업자가 표제를 붙였다는 설도 있어 이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 곡은 베토벤의 20대 후반 청년 시절이던 1798~1799년 사이에 작곡되어 프로이센 둘째 왕자 리치노프스키(Karl Alois, Prince Lichnowsky)에게 헌정 되었다. 절친한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그에게 베토벤은 그 밖에도 많은 작품을 헌정하였다. 그러나 1806년에 둘은 크게 싸워 결별하고 후원 관계도 끝나게 된다.

 

 '비창 소나타'가 만들어진 시기에 베토벤은 피아노 음악 작곡에 몰두하였으며 대선배인 하이든(Haydn)과 모차르트(Mozart)의 음악을 공부하고 응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고자하는 노력을 했으며 실험적인 성격의 작품들도 많이 탄생하였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다단조 쾨헬 번호 457(Mozart Piano Sonata No. 14 in C minor K. 457)'와 유사한 부분이 여러 군데 드러나는데 이 때문에 베토벤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에서 영감을 받아 '비창 소나타'를 작곡했다는 견해가 많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의 연주 영상을 가져와 보았다. 2005년에 독일 베를린(Berlin)에서 열린 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회 실황을 담은 영상이다.

 

 

00:19/09:46/15:11 (악장별 시간 표시)

 

<곡의 구성>

 

1악장 Grave 장중하게 - Allegro di molto e con brio 매우 빠르고 생기있게

C minor 다단조

 

2악장 Adagio cantabile 아주 느리게 노래하듯이

A♭ major 내림가장조

 

3악장 Rondo(프랑스어로 '돈다'는 뜻으로 악곡에서 중심이 되는 주제부가 삽입부를 사이에 두고 여러 번 되풀이되는 형식): Allegro 빠르게

C minor 다단조

 

 1악장은 느리고 비극적인 느낌을 갖는 선율로 시작하는 특별한 도입부를 갖고 있다. 이 장중한 멜로디는 곡이 진행되면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기 보다는 고조된 분위기를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입부가 끝나면 본격적인 제1주제가 등장하는데 낮은 음부터 시작해서 점점 음높이가 올라가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 후 서정적인 제2주제가 등장하고 주제들이 소나타 형식을 통해 발전해나가며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격정적인 마무리로 끝을 맺는다.

 

 낭만적이고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주제 선율이 특징인 2악장은 곡이 출판될 당시부터 인기가 높았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이 사랑받아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서 자주 인용된다. 여기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4번' 2악장과의 유사성이 특히 도드라지는데 비교 삼아 듣다 보면 귀에 익은 선율이 나오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악장은 전형적인 론도 형식으로 반복되는 주제가 귀에 착착 감기는 인상적인 선율을 갖고 있다. 게임음악 작곡팀 반야(Banya)는 '베토벤 바이러스(Beethoven Virus)'라는 이름으로 이 곡의 3악장을 가져다가 편곡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이는 '비창 소나타'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데에도 한몫을 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도 관심있다면 한 번 들어보는게 좋겠다.

 

 '비창 소나타'는 출판될 당시에도 악보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빈의 연주자들과 피아노 애호가들은 이 곡의 악보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한다. 베토벤은 그 덕분에 피아노 연주자를 넘어서 전도 유망한 작곡가로서 명성을 떨칠 수 있었으니 그에게 있어서도 이 곡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어떻게든 '비창 소나타'에 관해 포스팅을 마쳤지만 '월광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글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고 산만해지는 이유가 도대체 원인이 뭔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무사히 끝내 기쁘긴 하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4번'과 이 작품의 유사성도 흥미롭기 때문에 나중에 다루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2017년 12월 13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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