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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노다메 칸타빌레

[음악탐구]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14번 올림다단조, 작품 번호 27-2 '월광'/Beethoven - Piano Sonata No. 14 in C# minor, Op. 27-2 'moonlight'

by 내마음의별 2017. 12. 11.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14번 올림다단조, 작품 번호 27-2 '월광'
Beethoven - Piano Sonata No. 14 in C# minor, Op. 27-2 'moonlight'

 

 이 곡의 3악장이 노다메 칸타빌레 1화에서 치아키의 연주로 등장한다. 학교 벽보를 통해 지휘과 학생 하야카와의 독일 유학 결정 소식을 접한 치아키는 "그딴 햄 원료 같은 녀석이 유학이라니, 난 이런 곳에서 대체 뭘 하는거지"라며 비행기 공포증과 물 공포증으로 인해 비행기와 배를 탈 수 없어 유학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자신의 어중간한 처지에 대한 한스러움과 일본에서 성공하더라도 해외로 나가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다는 생각에 차오르는 복합적인 감정을 분출하며 이 곡을 연주하는데 결국 흥분해서 14마디 만에 곡을 끝내버리고 에토 교수에게 부채로 얻어맞는다.

 

 

 '월광 소나타'로 많이들 알고 있는 이 곡은 워낙에 유명해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지 않는 사람도 대부분 알고 있는 곡이다. 그러나 '월광'은 베토벤이 붙인 곡의 제목이 아니다. 그는 단지 '환상곡 풍의 소나타(Sonata quasi una fantasia)'라는 부제만 달아두었을 뿐이다. 이 곡이 '월광 소나타'로 불리게 된 것은 베토벤 사후 5년 뒤인 1832년에 음악평론가 루트비히 렐스타프(Ludwig Rellstab)가 제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치는 루체른 호수 위의 조각배' 같다고 평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 곡을 감상할 때 굳이 '월광'이라는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아도 상관없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1801년에 이 작품을 작곡했으며 이듬해인 1802년에 자신의 제자이자 연인 관계였던 백작 가문의 딸 줄리에타 귀차르디(Giulietta Guicciardi)에게 헌정하였다. 이 곡은 원래 그녀를 염두에두고 작곡된 것이 아니었으나 연정의 마음을 품은 베토벤이 충동적으로 헌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는 집안의 반대로 베토벤과의 관계가 끝나자마자 오스트리아의 귀족인 벤첼 폰 갈렌베르크(Wenzel Robert von Gallenberg) 백작과 결혼하였다.

 

 그가 환상국 퐁의 소나타라고 소개한 부분에서 기존의 소나타 형식에서 어느정도 탈피하여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낭만주의적 느낌에 좀 더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서정적인 분위기와 격정적인 분위기의 대비에서 드러나는 감상적 요소가 인상적이다.

 

 유명한 만큼 이 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가 너무나도 많아 어떤 것을 실을지 많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임동혁의 연주 동영상을 가져와 보았다.

 

 

00:03/05:56/08:20 (악장별 시간 표시)

 

<곡의 구성>

 

1악장 Adagio sostenuto 느리면서 침착하게, 소리를 충분히 끌면서 음을 지니고

C#minor 올림다단조


2악장 Allegretto 조금 빠르게

C#minor 올림다단조


3악장 Presto agitato 매우 빠르고 격정적으로

C#minor 올림다단조

 

 3개의 악장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악장이 바로 1악장이다. 느리고 장중한 어둠속에 슬픔이 서린듯 한 편의 시와도 같은 느낌을 주며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이 된 악장이다. 구성이 단순하며 기교적으로 어렵지는 않으나 악상(樂想)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베토벤은 여기에 '댐퍼 페달을 밟지 말고 극도의 섬세함을 표현할 것(Si deve suonare tutto questo pezzo delicatissimamente e senza sordino)'을 명시해 놓았는데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베토벤 시대의 댐퍼(damper) 페달은 피아노의 음을 길게 지속시켜주어 서스테인(sustain) 페달이라고도 불리우는 오늘날의 그것(피아노의 맨 오른쪽 페달)과는 다르게 현과 해머 사이에 천을 끼워 소리를 완화시켜주는, 오늘날의 소프트(soft) 페달 혹은 우나 코르다(una corda) 페달이라 불리우는 그것(피아노의 맨 왼쪽 페달)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당시의 댐퍼 페달을 사용했을 때는 지속음과 배음이 모두 끊겼기 때문에 베토벤은 이를 방지하고자 댐퍼 페달의 사용을 금지하는 문구를 넣은 것이다. 따라서 현대에 와서는 그러한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하여 오히려 댐퍼 페달을 밟아 음을 길게 끌고자 하는 의견이 통용된다. 다만 오늘날의 댐퍼 페달은 그 효과가 매우 뛰어나 계속해서 밟고 있으면 음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2악장은 1악장과 3악장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어두운 다른 두 악장과는 대비되는 밝고 경쾌한 멜로디의 곡으로 가벼운 춤곡 같은 느낌을 주는 매혹적인 악장이다.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는 2악장을 두고 '두 개의 심연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의 꽃'이라고 표현 했다. 연주하기 까다로운 두 악장 사이에 걸쳐 있어 그런지 쉬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1악장 보다는 빠르지만 절제된 템포(tempo)로 피날레인 3악장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듯 맹렬한 마지막 악장은 빠른 템포로 곡의 마지막까지 질주한다. 한 음 한 음 또렷이 끊어 치는 스타카토(staccato)와 8도 거리에 있는 음을 손을 벌려 동시에 치는 옥타브(octave), 화음을 펼쳐 오르내리도록 쳐야 하는 들끓는 듯한 아르페지오(arpeggio)의 향연은 3악장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곡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곡은 마냥 폭주하는 곡이 절대로 아니다. 빠르지만 섬세하고 여린 멜로디 사이에서 점점 커지는 크레셴도(crescendo)와 그 음을 특히 크게 연주하라는 스포르찬도(sforzando)가 점철되어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강약에 주의를 기울여 연주해야 한다. 기교적인 면의 숙련된 실력이 요구됨은 물론 곡의 서정에 있어서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은 깐깐한 악장이다.

 

・・・


 유명한 곡이라서 그런지 곡에 관한 정보가 많아 다루기가 어려웠으며 글을 쓰는데도 시간이 배로 걸렸다. 내가 피아노를 좋아하기 때문에, 또 이 곡이 많이 연주되는 곡이기 때문에 연주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넣어보았다.

 


 

※ 이 글은 2017년 12월 11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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