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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3일 차

by 내마음의별 2017. 12. 31.

 그끄저께부터 시작된 시작된 독감이 오늘로 사흘째다. 어제 병원에 다녀와 처방을 받은 약을 먹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한 지는 이틀째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처음 약을 먹은 시각은 어제 낮 12시쯤이었고 약이 꽤나 잘 들어 저녁까지는 몸 상태가 꽤나 호전된 듯 했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깊어질수록 으슬으슬 추운 기운이 다시금 몸 속을 맴돌기 시작하고 열이 나길래 저녁에도 약을 먹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약효가 없다시피 했다. 밤새 끓어오르는 열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 못했고 오늘도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하지 못했다.


 우리의 몸에서 열이 나는 이유는 백혈구가 병균을 물리치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면역 반응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열을 굳이 내리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불면의 원인이 열에 있다고 확신한 나는 어젯밤에 어떻게든 잠에 들고자 수건에 물을 적셔 이마와 목에 번갈아 대다가 나중에는 아예 베개에 젖은 수건을 깔고 잠을 청했다. 찬 기운이 머리를 통해 파고드는 것만 같아 힘들었으나 아예 아무것도 안 한 채로 불덩이처럼 뜨거워지는 몸을 느끼는 것 보다는 나았다. 이런 노력 덕분이었을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어 버렸을 때는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고 아침까지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몇 시간 정도는 보다 편한 상태로 누워 있었다.


 어찌되었든 아침이 찾아와 약 먹을 시간이 되었고 한시라도 빨리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체온을 재 보니, 밤사이 잠깐 열이 내렸던 것은 일시적인 효과였는지, 38도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본 결과 아무래도 바로 약을 먹는 것 보다는 식후에 복용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죽을 먼저 먹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없던 기운이 조금씩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어젯밤에 먹은 약이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은 내가 먹은 것이 너무 적은 탓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따지고 보면 병균과 싸우는 일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 에너지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으면 병을 낫는 것도 힘들지 않을까.


 흰죽과 호박죽을 먹었고 조금 있다가 약을 복용 했다. 빨리 기운을 차리려고 꿀물도 마시고 밥도 먹었다. 점심이 지나고 나서는 떡볶이랑 김밥도 먹었는데 든든하게 먹은 덕분인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오후 7시에도 몸 상태가 괜찮고 열 또한 없다. 애초에 아픈 상태로는 글쓰기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직 방심 하기에는 이르다. 어제도 분명 약 먹고 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열이 없으니 해열 진통 소염제는 먹지 않기로 했다. 기침 가래약은 어제랑 오늘 아침에 복용해 본 결과 기침은 많이 없어졌는데 없던 가래가 생겨서 해열 진통 소염제와 마찬가지로 일단 먹지 않기로 했다. 분명 기침 '가래'약 일텐데 어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별 증상이 없으면 타미플루만 꾸준히 챙겨 먹을 생각이다. 하루라도 빨리 독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밤은 편히 잠들 수 있기를 바라며, 새해 첫날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 이 글은 2017년 12월 31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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