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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본전을 뽑다

by 내마음의별 2019. 6. 25.

 

뷔페에 가면 맛있는 음식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접시를 들고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흔히들 이런 곳에 가면 양껏 먹고자 한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비용은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들이면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이것을 조금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정된 돈으로 한 가지 종류의 물건을 한 개만 산다면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것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같은 돈으로 두 가지 종류의 물건을 여러 개 사야 한다면 어떤 걸 얼마나 사야 좋을지 고려를 해 봐야 한다.

만약, 금전의 한계도 없고 종류의 제약도 없이 물건을 마음대로 사도 상관이 없다면 어떨까.

닥치는 대로 무한정 사들이면 되는 걸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뷔페는 비용이 고정되어 있으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은 제한이 없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양을 먹는 것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나치게 먹어 속이 더부룩하거나 답답하다면 본전을 뽑았다고 볼 수 없다.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몸이 활동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보충하는 일과 맛이 가져다주는 쾌락이 바로 그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전자는 기본적으로 해결되며 후자를 위해 조금 더 많이 먹는다.

그리고 설탕과 소금은 그것을 가능케 하도록 도움을 준다.

때문에 종종 자제력을 잃고 과식을 하게 되어 쾌감이 불쾌감으로 바뀌곤 한다.

 

따라서 '제대로' 본전을 뽑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배가 부르고 즐거움이 극상에 달했을 때, 수저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서 건강과 기분을 해치지 않도록 말이다.

 

 

사실 '본전'이라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그 주체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도박을 해서 100만 원을 잃었다고 했을 때,

본전도 못 찾겠다며 배가 되는 돈을 쏟아부을 것인지

백만 원을 교훈의 밑천으로 삼아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인지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인생사는 새옹지마라고 당장의 손해처럼 보이는 일이 훗날의 이익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본전'이란 말에 얽매여 스스로를 불필요하게 옭아맬 필요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 이 글은 2019년 6월 25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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