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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토리

진짜 초콜릿? 가짜 초콜릿? 초콜릿의 식품 유형

by 내마음의별 2018. 3. 5.


 불과 몇 주 전인 2월 14일에는 밸런타인데이(Valentine Day)가 있었고 이제 조금 있으면 3월 14일, 화이트데이(White Day)가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밸런타인데이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고 화이트데이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딱히 성별이나 캔디(Candy)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연인뿐 아니라 친구들끼리, 가족들끼리, 더 나아가서 가까운 주변 사람들끼리도 달콤한 것들을 주고받는 듯 하다. 한낱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도 있긴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을 맞아 누군가에게 달달한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과 받았을 때의 기쁨이 그것을 넘어서지 않나 싶다.


 이맘때쯤에 길거리를 걷다가 편의점 앞에 정갈하게 배치된 예쁜 초콜릿, 사탕 선물 세트를 마주하거나 마트 안에 생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코너가 내 눈길을 끌 때면 나도 모르게 괜스레 이것저것 구경하게 되고 더 나아가서 인터넷으로 유행하는 초콜릿이나 캔디류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흥미로운 정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초콜릿에 관한 것이었는데, 우리가 초콜릿이라고 알고 사먹는 다수의 초콜릿이 무늬만 초콜릿인 가짜 초콜릿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초콜릿의 품질을 결정하는 데에는 중요한 요소를 두 가지 꼽을 수 있다. 하나는 초콜릿의 깊은 맛과 향을 담당하는 '카카오 매스'이고 다른 하나는 초콜릿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도록 도와주는 '카카오 버터'이다. 이 명칭에 관해서 찾아보니 '코코아 매스', '코코아 버터'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코코아' 대신 '카카오'로 통일하겠다.


카카오 매스 

- 카카오 씨앗의 껍질을 벗겨서 발효한 후 곱게 분쇄시킨 분말로, 초콜릿의 주 원료이다.


카카오 버터

- 카카오 씨앗의 껍질을 벗긴 후 압착 또는 용매추출하여 얻은 식물성 지방으로, 몸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과 함께 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 성분 특유의 약리 작용을 하며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흡수하여 분해하고 배출되는 안정적인 지방이다. 실온에서는 고체이지만 녹는점이 34~38도 정도로 낮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풍미가 뛰어나고 몸에 좋은 기름인 '카카오 버터'의 값이 비싸기 떄문에 이를 대신해 팜유, 코코넛유 등의 값싼 식물성 유지를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용 유지'를 사용한 초콜릿은 액체 상태의 기름을 고체화 하는 과정을 거치며 나쁜 지방인 트랜스 지방을 함유하게 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감 또한 '카카오 버터'를 사용한 초콜릿에 미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초콜릿을 구매하기 전에 식품라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관계 법령에 따른 식품 유형 정보를 볼 수 있는데,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초콜릿류의 식품 유형을 '초콜릿', '밀크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 '준초콜릿', '초콜릿가공품'으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이 5가지 분류를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어떠한 것인지 대략적으로나마 파악이 가능하다.


초콜릿

카카오고형분[각주:1] 함량 30% 이상(카카오버터 18% 이상, 무지방 카카오고형분[각주:2] 12% 이상 함유)


밀크 초콜릿

- 카카오고형분 함량 20% 이상(무지방 카카오고형분 2.5% 이상 함유)

- 유고형분[각주:3] 함량 14% 이상(유지방[각주:4] 2.5% 이상 함유)


화이트 초콜릿

- 카카오버터 함량 20% 이상

- 유고형분 햠량 14% 이상(유지방 2.5% 이상 함유)


준초콜릿

- 카카오고형분 함량 7% 이상


초콜릿 가공품
카카오고형분 함량 2% 이상
- 견과류, 캔디류, 비스킷류 등 식용 가능한 식품에 위의 초콜릿류를 혼합, 코팅, 충전 등의 방법으로 가공한 복합 제품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기준은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며 안타깝게도 '대용 유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항목은 없는 등 허점이 많다. 초콜릿 종류의 특성상 '카카오 매스'가 전혀 들어가지는 않지만 '카카오 버터'가 함유된 '화이트 초콜릿'까지를 그나마 진짜 초콜릿으로 인정한다고 하면, 사실상 '준초콜릿'과 '초콜릿 가공품'은 '카카오 버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카오고형분 함량 기준 또한 매우 낮아 무늬만 초콜릿인 가짜 초콜릿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시중에서 파는 초콜릿들의 식품 유형 정보를 살펴보면 상당수가 여기에 속함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준초콜릿'이나 '초콜릿 가공품'을 무조건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저급 초콜릿이 카카오고형분 함량이 높은 고급 초콜릿에 비해 건강에 해로우며 충치, 비만, 여드름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따금 구미가 당길 때 가볍게 즐기는 정도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초콜릿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위해서, 혹은 소중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정성을 담아 초콜릿을 고를 때, 이왕이면 카카오 본연의 건강하고 깊은 맛을 갖고 있는 좋은 초콜릿을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 어쩌면 다크 초콜릿의 섬세하고 달콤 쌉싸름한 부드러움에 맛을 들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 이 글은 2018년 3월 5일에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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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지방 카카오고형분과 '카카오 버터'를 합한 양 [본문으로]
  2. '카카오 매스'에서 지방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 [본문으로]
  3. 우유에서 지방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 [본문으로]
  4. 우유의 지방 성분 [본문으로]